제 스팀 계정과 컴퓨터에는 세개의 아캄 시티가 있습니다.
아캄 시티
아캄 시티 GOTY
아캄 시티 복돌
전 아캄 시티가 나오자마자 구매했으며 DLC도 모두 구입했었지만
정품을 포기하고 복돌로 게임을 클리어했습니다.
최근 아캄 나이트 DRM 문제가 불거지는걸 보니 바로 제 악몽이 떠오르는군요.
이번엔 제가 왜 아캄 시티를 복돌로 해야만 했는지 기억을 짚어보겠습니다.
아캄 시티의 DRM은 GFWL와 SecuROM의 두가지가 있습니다.
SecuROM롬은 설치시 인증을 담당하며
GFWL는 세이브와 도전과제, DRM 등의 역할을 하는 통합 플랫폼이었지만
매우 불안정한것으로 유명했죠.
전 대부분의 경우 클라우드보다는 로컬 계정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캄 시티에서도 당연히 로컬 계정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1회차 플레이가 시작되었습니다.
1회차 - 로컬 계정
게임은 환상적이었고 플레이에 어떤 문제도 없었습니다.
굉장히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40퍼센트정도 플레이한 상태에서 문득 DLC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배트맨 복장이랑 맵팩을 질렀습니다.
하지만 어떤 수를 써서도 활성화시킬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DLC 사용에는 GFWL 인증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 로컬 세이브를 GFWL에 이식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방법은 없었고
어쩔수 없이 현재 세이브를 포기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2회차 - GFWL
드디어 DLC를 쓸수 있게 되었다는것이 감격스럽더군요.
1회차에서 봐둔 리들러 트로피도 미리 모으고 어쩌고 하면서 35퍼센트쯤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아캄 시티를 켜보니 세이브 파일이 사라져있더군요.
원인은 오직 GFWL 문제였습니다.
제가 세이브를 다룰수도 없게 해놓고 백업도 없이 세이브를 날려버리더군요.
당연히 아무 조치도 보상도 해결책도 없었습니다.
아직 엔딩도 안본 게임을 벌써 두번이나 하고 있는데 이따위 일이 생기니 짜증이 치솟으면서
DLC고 뭐고 다 필요없고 안정성이 최고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다시 로컬로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회차 - 로컬 계정
GFWL와 로컬 계정의 세이브는 양립할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GFWL가 로컬 세이브까지 손을 댄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여튼 1회차의 세이브 파일은 사라져 있었고
또다시 모든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이젠 DLC조차 없었죠.
의욕은 바닥쳤고 권태기 비슷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세큐롬이 문제를 일으키더군요.
세큐롬은 인증 관련 프로그램입니다. 총 5회의 설치 횟수를 주고
이미 설치된 컴퓨터에서 인증 해제를 하면 설치 횟수를 돌려받을수 있는 식이었죠.
전 그 당시에 이것저것 컴덕질한다고 시도때도없이 윈도우를 엎어댔었는데
그러다 보니 인증횟수를 다 써버리는건 시간 문제였습니다.
이메일을 보냈더니 인증횟수를 리셋해주긴 했지만
두어번이나 더 리셋을 하고 나니 번거로워서 더 할 생각이 안들더군요.
그래서 아캄시티를 본의아니게 접은것처럼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스팀을 켰더니 내가 플레이할수 없는 아캄 시티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자괴감이 밀려들었습니다.
내가 씨발 돈 다 주고 정품 샀는데 왜 내 맘대로 플레이할수 없는건가요??
내 컴퓨터에 내 게임에 내 DLC인데 왜 이따위 고통을 겪어야 하는 거죠???
해결책은 명백했습니다.
그래서 전 아캄시티 복돌을 받았습니다.
4회차 - 복돌
복돌은 정말 편했습니다.
좆같은 DRM도 없고 GFWL 없이도 모든 DLC를 다 쓸수 있었으며
세이브 손상같은 문제도 당연히 없었습니다.
사놓고 해보지도 못한 DLC를 복돌에서 만날수 있었고
설치고 인증이고 신경쓸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 아캄 시티의 모든 것을 복돌로 다 했습니다.
캠페인 100퍼센트에서 리들러 100퍼센트까지 전부 다 즐겼죠.
정품이요? 씨발 여전히 락걸려있었죠.
ETC - 아캄 시티 GOTY
이미 아캄시티 다 깬지 한참 지난 어느날 스팀 계정에 아캄 시티 GOTY가 추가되더군요.
GFWL 서비스 종료로 인해서 GFWL와 SecuROM 제거 버전을 무료 증정한 겁니다.
GOTY는 비로서 제가 제대로 플레이할수 있는 정품 아캄 시티가 되었습니다.
개좆같은 DRM 두개가 빠지고 나니 게임이 완벽해지더군요.
제가 처음 아캄시티를 결제할때 원했던 것을 몇년 뒤에나 받을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무슨 소용입니까. 이미 전 복돌로 게임 다 끝낸 뒤인데요.
제 사례는 두 DRM의 문제점을 다 겪은 기이한 케이스인것 같기도 합니다.
보통은 이정도로 고통받지는 않았겠죠.
하지만 이건 제가 직접 겪은 일이며
DRM이 얼마나 사람을 빡치게 만들수 있는지를 깨닫게 된 경험이기도 합니다.
제 스팀 기록에 따르면 65시간의 플레이타임을 이 지랄에 소모했고
게임 밖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보낸 시간까지 포함한 꽤 많은 시간을 허비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대체 전 이 게임을 왜 산걸까요?
어차피 게임플레이는 복돌로 했고, 산 게임은 제대로 하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게임을 사는게 사지 않은것보다 더 고통스럽다면 대체 어디에 정품의 이점이 있는 건가요?
유명한 CDPR의 인터뷰처럼 DRM은 복돌 사용자에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오직 정품 사용자를 고통스럽게 할 뿐입니다.
전 이 사건때문에 그것을 처절하게 깨닫게 되었고
DRM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인 입장이 되었습니다.
이번 아캄 나이트의 경우는
DRM이 심각한 퍼포먼스 저하까지 일으키는것으로 추정되고 있더군요.
그렇다면.. 글쎄요.. 이번에도 복돌을 하는게 더 나은 플레이를 할수 있는게 아닐까요?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서라던가...
전 아직 아캄 나이트를 사지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흉흉한 소식이 들리고 있기도 하고
아직 할 게임이 쌓여있는지라 한동안 살것같지는 않습니다.
뭐 어쨋든 사긴 하겠죠.
제발 이번 DRM은 아캄시티만큼 고통스럽지는 않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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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DRM
덧글
그리고 오늘날은 유플레이가 그 왕좌를 계승하여 엿먹이고 있고요...
더불어, 대부분의 문제는 한글 윈도우이기 때문에 유니코드 문제로 인해 일어나는 거라는게 GFWL과는 확연하게 다른 부분입니다.
아, 둘 다 병1신같다는 점을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 정도가 GFWL과 비교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거지.
빌어처먹을 저주받을 이름. ^^
GFWL 사라진건 정말 기념할 날입니다.
가장 최초에 했던 복돌세끼들이 문제
(물론 그래서 똥망테크 타고 있지만..)
복돌이 없었으면 DRM도 없어음다...
지금쯤이면 제거패치 다 적용됬을랑가..
복돌방지란 미명 하에 해놓은 짓이 빈대 잡는다고 집태우는 수준입니다
사람들이 DLC가 어쩌고, 사후관리가 어쩌고 하는데 DRM 앞에선 죄다 필요악 정도밖에 안되죠.
스팀이나 오리진 수준의 DRM이면 나쁘게 보진 않는데 그 수준을 넘어서면 대놓고 손해를 끼치기 시작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