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패러블 게임:긴글





장르 정도를 논하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되는,
아예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리뷰가 되는 그런 종류의 게임입니다.

흥미로운 주제와 포탈풍의 즐거운 나레이션을 짧고 굵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해두죠.
심오하지는 않지만 게이머라면 적당히 피식거리며 즐길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반대로 스스로를 게이머라 자칭할 만하지는 않을,
그저 라이트한 유저에게는 내외적으로 그다지 어필 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그런 이유로 추천까지는 못박겠지만 한번 해 볼만은 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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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경고
이어지는 내용에는 아래 작품들에 대한 경험 중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부분을 직접 언급하는
중대한 스포일러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The Stanley Parable






이미 해 보신 분에게 이 게임을 딱히 해설하거나 할 필요는 없겠죠.
게임 자체가 아주 담백하고 단순해서 한번 플레이해보면 딱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대신 저는 이 게임에서 분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이 게임은 나무같이 뻗어나가는 굉장히 많은 분기를 가진 게임입니다.
물론 일본 게임마냥 분기 조건이 말도 안되거나 모호하지도 않고
대강 알아볼만한 큼직큼직한 분기 조건을 가지고 있는 비교적 합리적인 구성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많은 분기 자체가 가지는 태생적인 한계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탈로스의 법칙 같은 퍼즐 게임에서는 퍼즐을 몇개 더 풀어야 하는지,
비밀이 몇개 더 있는지를 플레이어가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다 하더라도 목표가 뚜렷한 이상 언젠가는 다 찾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엔딩들은 플레이어에게 그정도의 투지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죠.

이 게임의 엔딩은 모두 열몇가지나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에서 사람들이 아무 정보 없이 자연스럽게 보는 엔딩은 두어가지 정도고
더 많은 엔딩이 있다는 눈치를 채고 신경쓰더라도 몇 가지 더 보는 것에 그칠수 밖에 없습니다.
대여섯가지 찾아내면 다 본게 아닐까? 대체 몇개 남은 거지? 하는 의문이 벌써 생기니까요.
하지만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으며 왠만큼 잉여가 아닌 이상에야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분기 조건을 찾으려고 온 맵을 다 찌르고 다닐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결국 공략을 볼 수밖에 없죠.
그리고 공략을 보게 되면 남은 엔딩들은 그저 남 따라하는 경험으로 전락하고 말구요.

분명히 이 게임의 이야기들은 흥미롭고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들이지만
어디까지나 자기 스스로 탐험하고 자연스럽게 느낄수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것이지
막 남의 공략을 일일이 따라해가면서 억지로 보는 상황이 이상적이지는 않습니다.
주제를 생각하면 차라리 선형 구성으로 밀도감있게 가는게 나았겠죠.

사실 이 게임 자체도 겉으로 보면 극도로 비선형적으로 보이지만
개별 루트로 들어가면 그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들은 결국 일직선입니다.
그것이 가장 집중력있고 몰입감 있게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저는 비선형 구성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 분기질을 따라가는데 공략을 봐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비선형 구성을 밀도있게 만드는 것이 훨씬 어렵기에 제대로 해내는 놈이 별로 없거든요.

이 게임은 굉장히 잘 한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점도 많은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점이 이 게임을 메이저가 아니고 인디로 만드는 것이겠지만






덧글

  • Avalanche 2017/12/04 16:13 #

    비선형의 어쩔 수 없는 취약점이 될 수밖에 없지요. 주제의식을 구현하려 한다면 결국 플레이어의 선택을 제한할 수 밖에 없는것...
    개인적으로는 제작자의 주제의식은 집어치우고 게임의 배경 속의 캐릭터로 구현한 '나 자신'이 그 세계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살아가는지를 즐기는터라 요즘의 소위 '오픈월드'라는 것들도 그다지 끌리진 않더군요. 사실 제가 바라는 바를 구현하려면 아직 한참의 발전이 필요하지 않나 합니다.
  • PFN 2017/12/04 18:31 #

    아예 자유를 추구하자면 내러티브를 배제하고 샌드박스나 하면 되죠.
    하지만 그걸 원하시는 것은 아닐 테고
    어디까지나 통제된 게임에서 주어진 선택이 게임의 주제나 설정 보다는
    게이머의 가능성을 더 넓히기 위해 있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겠지만
    결국 그건 모두 계산된 게임플레이의 일부일 뿐이지 진짜 자유는 아니죠.
    그저 얼마나 세계를 가까이 놓을지 멀리 놓을지라는
    내러티브 구조와는 또 다른 차원의 시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신건 충분한 내공없이 만들면 똥겜 나오기 딱 좋은 구조고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장르군요.
    잘만들면 갓겜인데 못만들면 쓰레기라는 모아니면 도의 극단적인 장르임.
  • 로그온티어 2017/12/04 18:03 #

    인디만이 할 수 있는 실험작이라는 생각 그 이상은...
  • PFN 2017/12/04 18:31 #

    탁월한 실험작이죠.
  • PFN 2017/12/04 22:17 #

    아니 실험작의 흉내를 낼 뿐 충분히 완성된 작품입니다.
    평범한 인디 나부랭이들보단 훨씬 클라스 있는 실력과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죠.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필할 만한 주제가 아니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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